
한상혁 기소 이후 면직돼…불복해 소송 법원 기각…"공정한 업무수행 하지 않아" "신청 받아들이면 국민 신뢰 해칠 수도" "형사사건 유죄 확정 아니라도 면직 가능"
작성일 : 2023-06-23 20:10 작성자 : 위승량

'TV조선 재승인 심사 조작 의혹'으로 면직된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면직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.
법원은 한 전 위원장이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봤고, 면직 처분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도 판단했다.
2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(부장판사 강동혁)는 한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낸 면직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.
집행정지는 행정청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될 경우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처분 효력을 멈추는 결정이다.
재판부는 면직처분으로 인해 직무 기회가 박탈되는 등 집행정지에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도 한 전 위원장이 방통위 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해야 할 직무상 권한과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점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.
한 전 위원장이 당초 TV조선이 심사기준을 충족했다는 내용의 보고를 받았으면서도 이후 평가점수가 수정된 경위 등에 대해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취지다.
재판부는 한 전 위원장이 ▲사후 변경된 심사결과를 전제로 TV조선 청문절차를 진행하게 한 점 ▲전체 회의에 조건부 재승인 안건을 상정하도록 지시한 점 ▲'방통위가 점수평가에 관여하지 않았다'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한 점 등을 언급하며 "방통위원장으로서의 직무를 방기했으므로 면직 사유가 있다"고 봤다.
그러면서 "신청인 등이 심사 과정에서의 위법한 행위로 기소되며 방통위가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곤란해졌다"며 "방통위원장 직무를 계속 수행하게 할 경우 공무집행 공정성과 국민 신뢰가 저해될 우려가 있다"고 판시했다.
아울러 집행정지 심문 과정에서 한 전 위원장 측이 주장한 무죄추정 원칙 위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.
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"윤 대통령은 감사원의 감사 자료, 검찰의 공소장 및 그 외 청문 절차에서 제출된 여러 증거 자료, 청문 주재자와 신청인 대리인 간 문답 내용을 기초로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처분을 했다고 볼 수 있다"고 했다.
아울러 "방통위법이 규정한 면직 사유가 있다고 본 이상 같은 비위행위로 공소 제기된 관련 형사사건이 아직 유죄로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면직처분할 수 있고, 면직처분에 관한 혐의사실의 인정은 형사재판 유죄 확정 여부와 무관하다"고 덧붙였다.
한 전 위원장은 2020년 TV조선 재승인 업무와 관련, 심사 조작(점수 고의 감점)을 했다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, 위계공무집행 방해,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다.
앞서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서울북부지법은 "주요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현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"며 기각했다.
인사혁신처는 지난달 한 위원장 면직을 위한 청문절차를 진행한 뒤 윤 대통령에게 면직안을 제청했다. 이후 윤 대통령은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.
한 전 위원장은 지난 12일 심문기일 당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당시 받은 정직 징계의 집행정지가 인용된 사례를 언급하며 "4년 동안 위원장으로 재직하면서 중립성과 독립성 등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"고 주장했다.
윤 대통령 측은 가장 공정하게 진행돼야 할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이뤄진 비위행위이기에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면직 처분은 정당하다는 입장이다.